잠깐 소경되었던 바울과 바예수
예수께서 고쳐주신 벳세다 소경(막8:22)과 여리고 소경(막10:46)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빛의 세계에 대하여 닫혀 있는 소경의 가장 큰 소원은 물론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원하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에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본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예수께서 고쳐주신 소경들은 태어날 때부터 소경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들이 소경된 것은 개인의 죄 때문도 아니고 그들의 부모의 죄 때문도 아니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하셨다(요9:3). 예수께서 하신 일은 어두움 가운데 있는 그들에게 빛을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빛이시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육신의 소경을 고쳐주신 것을 통하여 태어날 때부터 죄인되어 영적으로 소경된 인간들이 고침을 받아 하늘의 빛을 보아야 함을 가르치셨다. 벳세다 소경처럼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여리고 소경처럼 그의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바울은 자신을 죽이려는 유대인들 앞에서 자신의 회심한 경험을 설명한 적이 있다(행22:1-21). 예수 믿는 자를 잡으러 다메섹을 향하여 가던 길에 홀연히 하늘로서 큰 빛이 그를 둘러 비추었다. 그리고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는 소리가 있었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나사렛 예수였다. 그 빛의 광채로 인하여 사울은 눈이 멀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바울은 “우리가 소경이냐”고 반문하는 바리새인들(요9:40) 중 한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께서 “너희가 소경 되었더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저 있다”고 하신 말씀은 바로 바울 같은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바울은 하나님에 대한 열심 때문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소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적 세계를 보게 하는 하나님의 빛이 역설적으로 바울의 눈을 멀게 하였던 것이다. 바울은 주님의 제자 아나니아의 안수를 받고 다시 보게 되었다. 바울은 잘못된 세계에 대해 소경이 되었을 때 올바른 세계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되었다.
밝은 빛으로 나온 바울은 이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되었다. 그가 바나바를 따라서 처음으로 전도하러 간 곳은 지금의 키프러스인 구브로 섬이었다.
그들이 섬을 가로질러 도착한 바보라는 도시에 유대인 거짓 선지자 바예수가 살고 있었다(행13:6). 바예수는 그 지역 총독이었던 서기오 바울을 영적으로 사로잡고 있는 박수(남자무당)였다.
바울이 전하는 복음에 총독이 관심을 기울이자 바예수는 총독이 자기 영향에서 떨어져 나갈 것을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총독이 예수님을 믿지 못하게 훼방을 놓으며 바울을 대적하였다.
성령이 충만한 바울은 바예수에게 “모든 궤계와 악행이 가득한 자요 마귀의 자식이요 모든 의의 원수로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는 자”라고 하면서 “네가 소경이 되어 얼마 동안 보지 못하리라”고 저주하였다. 그러자 안개와 어두움이 그를 덮어 소경이 되었다.
그것을 지켜본 총독 서기오 바울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주의 가르침을 기이히 여겼다. 이것이 바울이 처음 행한 이적이었다.
바울은 왜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 일을 그의 처음 이적으로 행하였을까? 모르긴 해도 그가 예수님을 대적하다가 다메섹에서 하나님의 빛을 보고 눈이 먼 경험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는 바예수의 모습과 행동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았는지도 모른다.
바울은 자기 신념 때문에 그랬고, 바예수는 자기 욕심 때문에 그랬지만 그들 모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대적하였던 영적 소경들이었다. 바울이 바예수를 미워해서 저주를 하였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바울은 바예수의 눈을 영원히 멀게 하지 않았다. 바울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얼마 동안”(행13:11) 바예수의 눈을 멀게 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바울의 바예수에 대한 사랑이다.
그후 바예수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성경의 언급이 없다. 그러나 바예수가 예수님을 믿고 진리의 빛 가운데 나왔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또 다른 바울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한 때는 바울과 바예수처럼 본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대적하던 자들이었다. 이제 진리를 보는 자로 힘을 다해 세상에 빛을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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