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天風姤
姤 女壯 勿用取女
姤는 여자가 씩씩한 것이니 <이런> 여자는 취하지 말라.
彖曰姤 遇也 柔遇剛也 勿用取女 不可與長也 天地相遇 品物咸章也 剛遇中正 天下大行也 姤之時義 大矣哉
彖에서 말하기를 “姤는 만나는 것이니, 柔(初六)가 강(五陽)을 만나는 것이라. 勿用取女는 가히 더불어 오래갈 수 없는 것이다. 하늘과 땅이 <기운으로써> 서로 만나니, 모든 만물 빛이 나는 것이오. 剛(九二)이 中正(九五)을 만나니 천하에 大道를 행하는 것이니, 姤의 때와 의의가 크도다!”고 하였다.
象曰天下有風 姤 后以 施命誥四方
象에서 말하기를 “하늘 아래 바람이 있는 것이 姤니 君后가 이를 본받아 명령을 내려 사방<의 백성>을 깨우치는 것이다”고 하였다.
初六 繫于金柅 貞 吉 有攸往 見凶 羸豕孚蹢躅
初六은 쇠말뚝에 매면 바르게 함이 길하고, 갈 바가 있으면 흉함을 보리니, 여윈(어린) 돼지가 날뛰니, <이것을> 정성껏 보아야 한다.
象曰繫于金柅 柔道牽也
象에서 말하기를 “繫于金柅는 柔(初六)의 道를 견제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九二 包有魚 无咎 不利賓
九二느 꾸러미에 고기가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니, 손에게는 이롭지 아니하다.
象曰包有魚 義不及賓也
象에서 말하기를 “包有魚는 義理가 손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九三 臀无膚 其行次且 厲 无大咎
九三은 궁둥이에 살이 없으나 그 행함은 머뭇거리니, 두려워하면 큰 허물은 없을 것이다.
象曰其行次且 行未牽也
象에서 말하기를 “其行次且는 진행함에 견제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九四 包无魚 起凶
九四는 꾸러미에 고기가 없으니, 흉이 일어날 것이다.
象曰无魚之凶 遠民也
象에서 말하기를 “无魚之凶은 백성을 멀리했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九五 以杞包瓜 含章 有隕自天
九五는 버들잎으로 외를 쌈이니, 빛나는 것을 머금으면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을 것이다.
象曰九五含章 中正也 有隕自天 志不舍命也
象에서 말하기를 “九五含章은 <九五가> 得中하고 得正이 되었기 때문이오. 有隕自天은 <나의, 군위의> 뜻이 天道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上九 姤其角 吝 无咎
上九는 그 뿔에 만남이라. 인색하니 허물할 곳이 없다.
象曰姤其角 上窮 吝也
象에서 말하기를 “姤其角은 위(上, 上九)에서 궁하여 인색한 것이다”고 하였다.
<해설>
아래는 바람, 위는 하늘이다. 바람은 겸손, 하늘은 강건이다. 姤는 만남이다. 12벽괘설에 의하면 五陽이 없어져 가는 一陰을 결단하는 澤天夬卦의 도전괘가 天風姤卦로 初爻가 음이다. 天風姤卦는 五陽이 많아져 가는 一陰을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다룬 것이다. 互卦가 乾卦로 乾道를 갖고 대처하라는 것이다.
卦辭, 姤는 여자가 씩씩함이니 <이런> 여자는 취하지 말라. 初六이 陰으로 여자인데 12벽괘설에 의하면 重天乾卦 다음에 오는 天風姤卦에서 初爻가 陰이 된 것이다. 陰이 계속하여 늘어나 小人之道가 성해져 가게 되기에 씩씩할 壯을 붙인 것이다. (山水蒙卦 六三爻에서 勿用取女는 上九와 應爻이고 九二와 比爻이다. 上九와 짝인데 九二를 마음에 두는 행실이 좋지 않은 六三같은 여자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용하는 의미가 서로 다르다)
彖辭, 姤는 만나는 것이다. 柔(初六)가 강(五陽)을 만나는 것은 小人 하나가 君子 다섯을 만나는 것이다. 勿用取女는 陰이 점점 커져가 이길 수 없기에 취하지 말아야 하고 또 더불어 오래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이 <기운으로써> 서로 만나니, 모든 만물 빛이 나는 것이오. 剛이 중인 九二와 正인 九五를 만나니, 즉 聖人之道와 君子之道가 만났다. 이것으로 小人之道를 대처해야 한다. 이것이 천하에 大道를 행하는 것으로 만남의 때와 의의가 크다.
大象辭, 하늘 아래 바람이 있는 것이 姤다. 건도를 순종하는 것이다. 君后가 이를 본받아 명령을 내려 사방<의 백성>을 깨우치는 것이다.
初六, 小人(初六)을 乾道(쇠말뚝)로 대처하면 바름이라 길하다. 그렇지 못하여 乾道가 아닌 자기 생각대로 대처하면 흉함을 볼 것이다. 小人之道를 믿고(여윈 돼지가) 날뛰니, <이것을> 정성껏 보아야 한다.
象, 繫于金柅는 柔(初六)의 道를 견제하는 것이다.
九二, 꾸러미에 물고기(초육 소인을 칭한다)를 포용하면 허물이 없으나 그러나 막지를 못하면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 12벽괘설에 의하면 달이 지나게 되면 양들이 음으로 바뀌게 되므로 九二는 初六을 포용하지 않고 막아야 한다.
象, 包有魚는 義理가 손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九三, 궁둥이에 살이 없으나 그 행함은 머뭇거리니, 위태롭지만 큰 허물은 없을 것이다.
象, 其行次且는 아직까지 小人에게 끌려가지 않았으나 견제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九四, 꾸러미에 물고기가 없다는 것은 고급관리인 九四가 자기 살길만 찾고 백성들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흉이 일어날 것이다.
象, 无魚之凶은 백성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九五, 버들잎으로 오이를 감쌈이다. 오이는 小人을 상징한다. 버드나무 잎은 좁기에 오이를 감싸기 어렵다. 이 말은 聖人之道로 小人을 계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빛나는 것을 머금으면, 즉 天道를 머금음은 하늘로부터 도움이 있어 버들잎으로 오이를 감쌀 수 있다. 동지가 되면 다시 양이 돌아오게 된다.
象, 九五含章은 <九五가> 得中하고 得正이 되었기 때문이오. 有隕自天은 <나의, 군위의> 뜻이 天道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上九, 그 뿔에 만남이라. 끝에서 만났다는 것으로 만남이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색하지만 그렇게라도 만나니 허물할 것은 없다.
象, 姤其角은 위(上, 上九)에서 궁하여 인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