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네가지 질문

 

하나님께서 그의 산 호렙의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줄 소명에 대하여 말씀하셨을 때 모세는 네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 첫 번째는 “나는 누구인가?”(출3:11)이다. 이때의 모세는 자기 민족을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다가 좌절을 겪고 미디안으로 피신하여 40년의 긴 세월을 평범한 목동으로 보낸 후였다. 이스라엘의 구원이라는 막중한 소명이 자기 자신에게 너무 어울리지 않기에 기가 막혔다.

“내가 누구관대 바로에게로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라는 모세의 냉소적인 질문은 자신을 향한 자조적인 독백에 가깝지 않은가? 본 훼퍼의 옥중의 시 ‘나는 누구인가?’는 초라하고 왜소하여 아무 것도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모든 사람을 대변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대답은 ‘너는 누구며, 그러기에 자격이 있다’라는 규명이 아니라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였다.

모세의 두 번째 질문은 “하나님은 누구인가?”(출3:13)이다. 모세는 너희 조상 하나님이 나를 너희에게 보냈다고 할 때 백성들이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어떻게 대답하여야 하는가고 물었다. 사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궁극적인 해답은 ‘하나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받는 데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의 피조물이고 그의 섭리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하여 두 가지로 대답하셨다. 그 하나는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다. 즉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이다. 인간과 상관이 없고 인간에 의하여 증명 받으실 필요가 없는 분이다. 초월해 계신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은 성숙한 자의 표지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또 하나의 다른 대답을 하셨다. 그것은 “나는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다. 즉 세상에 내재하시는 하나님이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성숙케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모세의 세번째 질문은 “나를 보낸 증거가 무엇이냐?”(출4:1)이다. 이스라엘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은 언제나 소명을 받은 자가 그 소명을 실행할 대상인 사람들로부터 받는 도전이며 또 증명해 주어야 할 질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변증이나 설명을 준 것이 아니라 세 가지 능력을 주셨다. 하나는 모세가 지팡이를 던지니까 뱀이 되었고 뱀의 꼬리를 잡으니까 지팡이가 된 기적이다. 이것은 상징으로 사단을 제어하는 권세를 말한다. 우리의 싸움의 대상은 혈과 육, 즉 사람이 아니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 곧 사단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손을 품에 넣었더니 문둥병이 발하고 다시 품에 넣었더니 깨끗해진 기적이다. 이것도 상징으로 죄를 다스리는 권세를 말한다. 하나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그의 자녀들도 거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하나는 그래도 믿지 않을 때 하수를 취하면 육지에서 피가 되는 심판의 권세다.

모세의 마지막 질문은 “내가 아닌 보낼만한 자를 보내소서”(출4:13)이다. 말에 능하지 못하고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이기에 그 일에 적합한 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에 대하여 그 모든 것을 지으시고 다스리는 하나님이 보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런데도 보낼만한 자를 보내라고 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는 노를 발하시며 아론과 함께 가라고 하셨다. 은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에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소명과 함께 은사나 사람을 붙여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부르셨는가? 질문을 해보자.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라는 응답을 받자. 하나님은 누구인가? 조건이나 보장을 떠나 초월적인 하나님을 만나자. 그러나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자. 거룩한 삶의 능력과 영적 전쟁터의 군사로서…당신의 동역자들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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