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게도냐와 헬라 방문(행20:1-5)

 

(20:1) 소요가 그치매 바울은 제자들을 불러 권한 후에 작별하고 떠나 마게도냐로 가니라 (20:2) 그 지방으로 다녀가며 여러 말로 제자들에게 권하고 헬라에 이르러 (20:3) 거기 석 달 동안 있다가 배 타고 수리아로 가고자 할 그 때에 유대인들이 자기를 해하려고 공모하므로 마게도냐를 거쳐 돌아가기로 작정하니 (20:4) 아시아까지 함께 가는 자는 베뢰아 사람 부로의 아들 소바더와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와 세군도와 더베 사람 가이오와 및 디모데와 아시아 사람 두기고와 드로비모라 (20:5) 그들은 먼저 가서 드로아에서 우리를 기다리더라

 

사도행전에 의하면 바울은 에베소에서 소요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서 예루살렘으로 가기로 작정했던 것같다. 소요가 끝난 후 바울은 마게도냐로 떠낫다. 마게도냐에서 얼마를 머물럿는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헬라 그러니까 아가야에서 겨울 3개월을 보냈다. 고린도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고린도에 머문 때는 AD 55년에서 56년에 걸친 겨울 3개월이었다. 배타고 수리로 가려고 하는데 유대인들이 해하려는 공모를 알고 육로로 해서 다시 마게도냐로 되돌아 가서 빌립보에서 배타고 드로아로 갔다.

 

사도행전에서 언급하지 않지만 고린도에서 머문 3개월간 바울은 아주 중요한 일을 했는데 그것은 로마교회에 보낸 서신을 작성한 일이다. 바울 서신 중의 다이아몬드라고 일컬어지는 로마서에서 바울은 1장 서두와 15장 말미에서 자신에 대하여 중요한 내용을 밝힌다. 그서은 지금까지의 사역 내용을 정리하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이유를 밝히고 또 자신의 미래의 비전에 대하여 말한 것이다. 미래의 비전은 로마 교회와 관련이 있었다. 로마서 15장 14절부터 18절까지에서 바울은 자신의 사명에 대하여 언급하고 이어서 19절부터 29절까지는 지금까지의 선교활동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선교의 비전에 대하여 말한다. 그 내용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파하였다(19절).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로 힘썼다(20절). 로마에 여러 번 가려고 했었지만 길이 막혔었다(22절). 이제 이 지방에서는 일할 곳이 없다(23절). 서바나로 가려고 한다(23절, 28절). 로마에 가려는 것은 교제를 나누고 서바나로 로마 성도들이 보내줌을 바라기 때문이다(24절). 로마에 가기 전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것은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의 구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함이다(25-27절). 구제헌금은 자신의 사역의 열매로 예루살렘 교회에게 확증을 받을 것이다(28절).

 

바울이 실제로 사역을 시작한 곳은 안디옥이지만 예루살렘을 자신의 사역이 시작된 곳으로 말한다. 자신은 이방인의 사도임을 상표처럼 내세운 바울은 율법주의 문제에 대하여 예루살렘의 유대주의적 그리스도인들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투쟁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신은 예루살렘 교인들과 아무런 인간적인 관계가 없다고까지 말하였다(갈1:22 참조).

 

그러나 기본적으로 바울은 언제나 예루살렘 교회의 권위를 인정했고 사도들을 존중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계획에 축이 되는 지점으로 복음이 이방으로 나가는 시작 장소이다. 그리고 역사의 종말과 관련하여 여전히 지리적으로 유효한 장소이기도 하다.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교회를 핍박하고 다멕섹으로 가는 도상에서 회심한 후 예루살렘 교회로 가서 인정을 받고 그 곳에서 헬라파 바리새인들과 논쟁하다가 생병의 위협을 받고 고향 다소로 피신을 하였다가 예루살렘 교회가 안디옥으로 파송한 바나바에 의하여 안디옥 교회의 사역자로 일하게 되었다. 그리고 안디옥 교회에 의하여 선교사로 안수를 받고 파송을 받았다. 로마제국내의 헬레니즘 권역을 선교를 위하여 바울을 파송한 곳은 안디옥 교회가 분명하다. 바울은 안디옥을 중심으로 이 지역을 순회하면서 사역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로마제국 헬레니즘 권역의 선교를 마치고는 안디옥이 아닌 예루살렘으로 갈 것이고 거기서 다시 로마로 갈 것임을 밝힌다. 바울은 안디옥에 대하여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이제 로마제국의 헬레니즘 권역이 아닌 서쪽의 야만인 권역의 선교의비전을 말하며 로마 교회가 자신을 파송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바울에게 있어서 안디옥 교회는 로마제국내의 헬레니즘 권역, 그것도 애굽을 제외한 나머지 두 지역 선교를 위하여 파송한 교회인 것이다. 이제 바울은 로마제국의 다른 권역에 대한 선교의 비전을 이루기 위하여 파송할 교회로 로마 교회를 생각하고 그것을 로마서에서 제안하였다. 그러기에 선교사 바울의 모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이다. 바울의 선교 사역의 출발 지점도 예루살렘 교회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사역을 최종적으로 보고하고 인증을 받을 곳도 예루살렘 교회인 것이다.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일루리곤까지로 표현한 선교지역은 수리아, 소아시아, 마게도냐, 아가야 지역으로 로마제국의 헬레니즘 권역이다. 바울이 여기서 표현하고 있는 단어 ‘두루 행하여’는 헬라어 kuklo로 ‘순회해가며’의 뜻으로 바울의 선교 사역의 형태를 잘 표현해주는 말이다. 바울은 이제 이 지방에서 더 일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방은 로마서를 쓴 장소인 헬라(행20:3)를 일차적으로 지칭하나 이제 것 사역하였던 로마제국의 헬레니즘 권역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바울은 이제까지 수행했던 로마제국의 헬레니즘 권역의 사역에 대하여 예루살렘 교회로부터 확증을 받으려 하고 있다.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은 예루살렘 교회에 구제 헌금을 전달하기 위함이다(고전16:1-9, 고후8:1-9:15 참조). 구제 헌금은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실천의 정점의 표현으로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나타낸다. 그런데 바울은 자신이 선교한 지역의 교회들의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구제 헌금의 의미를 자신의 이제까지의 선교 사역의 열매로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구제 헌금을 가져감으로 자신의 이제까지의 헬레니즘 권역의 사역의 열매를 예루살렘 교회에 보고하고 확증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안디옥 교회를 중심으로 하였던 로마제국의 헬레니즘 권역의 사역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역의 장을 열려고 하는 것이다.

 

로마는 이미 교회가 세워진 곳이다. 바울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이미 복음이 전해진 곳은 그의 사역의 장소가 아니다. 그러기에 바울이 로마에 가려는 것은 그곳에서 사역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로마 교회의 성도들과 교제를 나누고 서바나에 선교사로 파송 받기 위함이다. 서바나는 로마 제국의 서쪽 끝으로 로마로 시작하여 라틴과 야만 권역 전체를 상징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풀려나 서바나로 갔다는 설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네로황제의 박해 때에 로마에서 순교하였다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바울이 라틴 지역에서 사역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게 볼 때 로마교회의 지원을 받아 서바나로 가려던 바울의 개인적인 비전은 성취되지 못하였다. 그 비전은 다음 세대의 선교사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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