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행전

논쟁하는 스데반 / 행6:8-15

남전우 2011. 3. 13. 06:56

 

논쟁하는 스데반(행6:8-15)

 

(6:8) 스데반이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하니 (6:9) 이른 바 자유민들 즉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스데반과 더불어 논쟁할새 (6:10) 스데반이 지혜와 성령으로 말함을 그들이 능히 당하지 못하여 (6:11) 사람들을 매수하여 말하게 하되 이 사람이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것을 우리가 들었노라 하게 하고 (6:12) 백성과 장로와 서기관들을 충동시켜 와서 잡아가지고 공회에 이르러 (6:13) 거짓 증인들을 세우니 이르되 이 사람이 이 거룩한 곳과 율법을 거슬러 말하기를 마지 아니하는도다 (6:14) 그의 말에 이 나사렛 예수가 이 곳을 헐고 또 모세가 우리에게 전하여 준 규례를 고치겠다 함을 우리가 들었노라 하거늘 (6:15)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행3:1-6:7 에서는 사도들과 성전의 제사장, 사두개인들과의 충돌이 있었는데 이제 양상은 달라져 헬라파 출신인 스데반과 헬라파 회당의 유대인들과의 논쟁과 충돌로 나타난다. 충돌의 끝은 어디서 출발했든지 유대인들의최고의 법정인 산헤드린으로 귀착된다. 스데반이 자신의 출신들과 복음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벌이는 것은 다연한 수순일 것이다. 스데반은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민간에 표적과 기사를 행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통로로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였을 것이다.

 

논쟁의 상대방들은 스데반이 지혜와 성령으로 하는 말을 당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장로들과 제사장들을 충동하여 거짓 증인을 세우고 공회로 끌고 왔다. 죄목은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전과 율법을 거슬렸다는 것이다. 공회의 선 스데반의 얼굴은 천사와 같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헬라파 과부의 구제를 위하여 세운바된 스데반은 말씀을 증거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었다. 

 

* 6:9 번역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개역판 “리버디노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이라는 각 회당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스데반으로 더불어 변론할새”

 

개역개정판 “이른 바 자유민들 즉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스데반과 더불어 논쟁할새”

 

영어 번역본들도 한글 개역판 아니면 개역개정판의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5개의 헬라어 사본을 참고로 보았는데 모두 “ἀνέστησαν δέ τινες τῶν ἐκ τῆς συναγωγῆς τῆς λεγομένης Λιβερτίνων καὶ Κυρηναίων καὶ Ἀλεξανδρέων καὶ τῶν ἀπὸ Κιλικίας καὶ Ἀσίας συζητοῦντες τῷ Στεφάνῳ,”로 되어 있었다.

헬라어 사본들의 문장은 리버디노 kai(and) 구레네인 kai 알렉산드리아인 kai 길리기아로부터 kai 아시아...  형태로 되어 있어 문법적으로는 개역개정판의 해석을 뒷받침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번역자의 해석이 가미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라틴어에서 온 리버디노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이다. 단어의 뜻은 자유민(freed men)으로 로마제국 하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노예 신분이 되었다가 자유인으로 방면된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개역 개정판은 명시하고 있는 지역들 출신의 노예들로부터 자유민이 된 사람들의 회당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스데반과 바울 등을 생각해 볼 때 그리 타당성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울은 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진 길리기아 출신 유대인으로 노예 신분이었던 때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 스데반 도 그렇게 추정할 수 없다. 지역이 아니지만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민이 된 유대인들이 모인 회당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 있어 보인다.


헬라어 사본들의 문장에서 차이가 없을 경우 그대로 직역하는 것이 현명한 번역이 아닐까 생각한다.